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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6년도_입상_[연극의 세계]_고종환교수

  • 유남경
  • 2017-01-23
  • 9717

제목: ‘연극의 세계로 입문하기

 

추웠던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될 무렵 나는 고민 끝에 연극의 세계수업을 듣게 되었다. 연극에 대해 하나도 모른다 는 표현이 적절한 나에게 연극의 세계수업은 생소한 분야이자 리스크가 큰 선택이었다. 연극에 대해 아는 것이 없던 내가 이 수업을 선택한 이유는 특정작품을 감상하는 수업보다는 교양인에게 필요한 넓고 포괄적인 지식을 갖게 해주는 수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유명 작품들의 감상을 통해 연극과 공연문화에 대한 다양한 간접체험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첫 수업을 들어갔을 때 고종환 교수님께서는 과목에 대한 소개와 성적 평가 방법 등을 이야기 해주시기 전에 날씨가 참 좋다고 하시면서 여러분의 오늘 하루가 행복한 날이길 바란다고 해주셨다. 이후에도 교수님께서는 종강까지 매 수업 시간 처음을 시작하실 때 즐거운 날이라고 하시면서 오늘도 여러분의 하루에 행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라는 말씀을 하시고 수업을 시작하셨는데 단순한 말 한 마디라고 넘길 수도 있었지만 아주 감사했고 학생 입장에서도 기분 좋게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해주셨다. 수업 평가 방법은 출석 10%, 중간고사 35%, 기말고사 50%, 기타 5% 로 평가하였는데 출석은 100명에 가까운 수강생들이 있기 때문에 매 수업시간마다 모두 부르시지는 않으셨고 무작위로 몇 명만 부르셨다. 기말고사가 중간고사보다 비중이 큰 이유는 학생들이 중간고사를 만족스러운 성적이 나오지 않았을 때 기말고사까지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역전의 기회를 주고자 기말고사의 비중을 늘리셨다고 하셨다. 나도 중간고사를 잘 보지 못하면 기말고사를 잘 봐도 역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의욕이 생기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의욕을 북돋아 주시려는 교수님의 배려가 느껴져서 감사했다.

 

교재는 교수님께서 직접 쓰신 한 권으로 읽는 연극의 역사라는 책인데 이 책은 연극에 관한 필수적인 이론과 더불어 서양 역사에 관한 지식도 함께 얻을 수 있게 잘 정리된 책이었다. 또한 서양 여러 나라의 연극 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교수님께서는 정치적 목적을 많이 담은 연극이라는 장르를 학생들이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대의 시대적 배경과 정치적 상황 들을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셨다.

 

교실 앞 쪽에 피피티를 띄어 놓으시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구절을 친절하게 연극의 요소, 연극의 이론적인 설명을 해주셨는데 필기에 집중하기보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학생들에게 딱딱한 주입식 교육보다는 이해하게 하려는 교수님의 노력이 보여서 교수님의 말씀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다소 책으로만 보면 지루하거나 어려운 외국어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셨다. 그리고 가끔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시고 지칠 때쯤 수업에 관련된 교수님 본인의 견해나 일화들을 이야기해 주시면서 학생들이 지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이셔서 직접 말씀드리진 못했지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교수님께서는 수업 전에 교재에 대한 내용을 꼼꼼히 읽어 보시고, 연극의 대한 개인적인 교수님의 의견이나 배경지식을 많이 준비해 오시는 것이 학생 입장에서 분명하게 느껴졌다. 수업 방식은 수업 시간이 총 75분인데 강의가 시작되고 나서 약 40분 정도는 교재에 있는 것들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과 사례에 대한 것을 가르쳐 주셨고 남은 시간에 연극 영상을 감상하였다. 보통 다른 일반적인 수업들은 수업 내내 이론적인 설명을 듣게 되어 집중력이 저하 되거나 졸린 경우가 많았는데 이론적인 부분에서도 집중력 있게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영상을 통해 연극과 공연에 대한 간접체험을 할 수 있는 수업이라는 점이 이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영상을 볼 때도 영상만 끝날 때까지 계속 보는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에 영상이 어떻게 진행 되고 있는지,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어떤 것을 중요하게 보아야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기말고사 전 마지막 시간은 수업을 하지 않으시고 학생들 중에서 신청자에 한해서 학생들이 직접 오페라나 연극 형식으로 다른 학우들에게 준비한 것들을 보여주는 시간을 마련해 주셨는데 이전에 연극에서 본 영상들처럼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더 기억에 남고 흥미가 생겨서 좋은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교수님께서는 이론적인 수업 중에도 교수님의 학부생 시절에 있었던 일화를 자주 이야기 해주셨는데 학생들이 데모했다는 이야기나 연애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지루하게 느낄 수 있는 수업을 좀 더 유연하고 편안하게 이끌어 주셨다. 예전의 학교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교수님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간접체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75분 수업을 듣게 되면 중간에 수업과 관계없는 다른 행동을 하거나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순간이 자주 오곤 하는데 고종환 교수님의 수업을 듣다 보면 하나하나 세심하고 학생들을 배려해 주시는 것이 많이 느껴져서 다른 수업들보다 훨씬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다.

 

교수님의 가장 큰 장점을 하나만 고르자면 온화함 속에 있는 유머감각이다. 온화한 말투와 세심한 배려가 깃든 단어들을 많이 사용하시고 본인의 경험담이나 재밌는 현상에 대한 재치 있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어느 날 수업이 끝나고 한 번은 출석 관련하여 교수님께 질문을 하고 강의실을 나온 뒤에 휴대폰이 없어져서 다시 찾으러 강의실로 갔었는데 교수님께서 휴대폰을 찾으러 왔냐고 물으시면서 친절하게 돌려주신 일이 있었다. 그 때 너무 당황해서 감사하다고 잘 말씀드리지 못했는데 정말 감사하다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다.

 

수업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비극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비극 은 연극사상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모든 연극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극인데 비극의 결말이 주인공의 몰락으로 끝나는 것으로 인해 자칫 비극은 항상 비관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 비극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세계는 낙관주의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비극의 주인공은 자신이 저지른 어떤 행동의 결과로 파멸에 이르지만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파멸을 겪으면서 한 차원 높은 자기 인식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비극의 조건과 비극적 주인공의 요소가 잘 갖춰진 정통 비극을 보면서 인간의 존엄성과 소중함을 느끼기도 한다. 비극은 관중들로 하여금 극 중 인물들 보다는 내가 상황이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겨냥하는 측면이 있는데 혹시 지인들 중에 안 좋은 일이 생기거나 기분이 좋지 않은 지인을 데리고 꼭 비극을 보러 가라고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연극에 대해 공부하고 수업을 들으면서 나에게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연극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수업을 듣기 전에 나는 연극은 단순히 관객들에게 화려한 볼거리만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연극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도 찾아보면 배우가 연희 장소에서 희곡 속의 인물로 분장하여 관객 앞에서 몸짓과 대사로써 만들어내는 예술 이라고 나와 있다. 그러나 연극은 매우 정치적인 장르이며 음악이나 미술을 포함한 모든 예술 장르 중에서 가장 정치적인 장르라는 평도 있다. 그리고 연극은 분명 역사적 배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연극 이론과 연극 역사를 따로 분리하여 보면 안 된다는 것도 이 수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교수님께서 학생들이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연극의 이론과 그 역사를 두루 잘 익히기를 바라시고 전공 지식과 더불어 교양 지식까지 갖춘 참된 교양인으로서 앞을 향해 날개를 활짝 펴고 비상하기 바란다고 말씀해주셨다. 교수님의 말씀처럼 이 수업을 통해 나는 연극의 대한 지식과 서양 여러 나라의 역사도 많이 알게 되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이 있듯이 기회가 된다면 연극에 대한 공부를 더 하고 나서 연극을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항상 학생들을 배려해주시고 지루하지 않게 강의 해주신 교수님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매 수업시간마다 학생들에게 행복한 날이 되기 바란다고 하셨듯이 교수님께서도 항상 행복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전해드리고 싶다. 100명에 가까운 수강생 속에 강의를 들은 한 명의 학생으로서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제대로 드린 적이 없어 사실 조금 후회도 남지만 이 글을 통해서나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한 학기 동안 감사했습니다 교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