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마수진/사회과학부
★ 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 사회과학부 마수진
1. 교생실습을 나가다. : 나의 선호라는 필터링 없는 만남
학교에서 가장 많이 느끼는 것! 아이들이 너무너무 이쁘다. 학교에 학생의 입장이 아니라 선생의 입장에 서니, 아이들 하나하나가 다 특별한 존재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정말 크게 드는 생각! 학교는 인구의 신뢰로운 표집이다. 나의 편협한 관계와 사고로 가지고 있던 인간관이 180도 전환됨을 하루하루 느끼는 시간이다. 보통의 나의 관계는 나의 선호와 기호로 한 번 또는 여러번 필터링을 거친 후의 만남이다. 그러나 학교에서 만나게 되는 그 많은 다양한 아이들은 정말이지 너무 사랑스럽다!
그러면서 나는 내가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또, 그 사랑을 얼마나 표현하고 싶어하는지 강하게 자각한다. 그 욕구를 자각하며 나는 참으로 오랫동안 내가 원하는 만큼 적절하게 그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여 좌절스럽고, 슬펐던 것이 느껴진다. 특히나 상담을 진행하면서 나는 내가 얼마나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지 느끼는 영광을 얻는다. 그러면서 더 적절히 나의 사랑을 표현하지 못함에 슬퍼하면서 한편으로 어설퍼도 사랑하는 뻔뻔함이 느는 것에 스스로 대견하다.
나의 자리를 잡는 것, 그래서 뿌리를 내려 안정적인 생활을 갖는 것에 대한 나의 욕구 또한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경험하기 전에는 몰랐다. 이런 강한 욕구가 내게 있는지.
2. 교생들과의 만남 : 즐거운 긴장 속의 관계
교생 첫날, 상담실습생은 총 10명이었다. 남자 2명, 여자 8명으로 국어, 사회, 중국어, 특수교육, 체육, 과학, 수학, 상담 이렇게 여러 가지 교과를 전공하는 선생님들의 만남이었다. 나를 제외하고 9명 모두 단국대를 다닌다. 첫 날에 아이들 중간고사 기간이라 우리는 학생회실에 길다란 책상에 앉아 각자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점심을 먹고 우연히 학생회실 키에 같이 걸려있던 탁구실 키를 발견하고는 우리는 탁구를 쳤다. 낯을 가리느라 소극적이었던 나는 탁구를 계기로 신이 나서 말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4주간의 아름다운 동행이 시작됐다.
동료 같기도 하고, 동기 같기도 하고, 이런 관계는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무언가 책임감이 느껴지는 관계였다. 예비상담교사로서의 나의 모습을 통해 상담교사에 대한 이미지를 갖게 될 것 같은 생각도 들었고, 그로 인해 즐거운 긴장 속에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관계는 색달랐다. 배려하고 힘을 주려 노력하는 그런 마음으로 상대를 대하다 보니 웃을 일이 많아졌고,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3. 전문상담선생님과의 만남 : 상담자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나아가는데 나침반이 될 두 가지-강점을 비추는 거울이 되는 것 그리고 믿고, 기다리고, 관심을 갖는 것
전문상담선생님(최원현 선생님)과의 만남을 통해 나는 여유로움과 긍정의 힘을 습득하는 큰 기회를 잡았다. 상담은 주로 문제가 중심이 되는 문제 위주의 흐름을 띤다고 볼 수 있다. 학교폭력의 가해자 또는 피해자, 집단 따돌림을 받는 아이 또는 주도하는 아이, 공부가 잘 안 되는 아이, 친구관계가 힘들어 외롭고 사람의 시선이 무서운 아이, 과거의 상처로 여전히 사람이 두렵고, 사람에게 분노가 있는 아이 등 학교에서의 상담은 자신의 문제-스스로가 그렇게 인지하거나 또는 주변 사람(담임교사, 부모 등)이 그렇게 생각하거나-때문에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에 상담 지도 선생님(최원현 선생님)의 상담의 가정과 방향과 의도는 다음과 같았다. 한 아이가 문제를 100가지 가지고 있다면, 장점, 강점도 적어도 100가지는 꼭 가지고 있고 찾을 수 있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자신의 강점을 자각하고, 이를 계발한다면 조금 수치스러운 일도, 조금 두려운 일도 쉽게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가정이다. 즉, 아이의 문제보다는 강점에, 칭찬할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또한 학교상담을 접하면서 내가 느낀 것은 사람으로 인해 닫힌 마음은 오직 사람으로 인해 열린다는 것이다. 믿음과 기다림과 관심, 이 세 가지가 상담에서 가장 핵심임을 체득하는 나날들이었다. 이 핵심요소만 있다면 그 어떤 상담의 접근이든 효과가 있을 것임을 확신한다. 나는 인간이라면 사람과의 관계에서의 기쁨이 무엇인지, 사람을 믿는다는 것, 세상이 아름다운 곳임을 느끼는 것의 희열을 세상사람 모두가 느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한 아이가 이런 식으로 가면 문제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더 불안하고 더 심각해질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그 아이를 믿고, 그 아이 나름의 그 선택을 믿고 기다리고 관심 가져 주는 것, 그리고 그 아이의 문제보다는 강점에 초점을 맞추어 그 아이를 비춰주는 거울이 되는 것. 사람을 성장하게 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 두 가지-강점을 비춰주고, 믿음과 기다림과 관심을 갖는 것-를 습득하는 너무나 영광스러운 기회를 나는 최원현 선생님과의 관계를 통해 얻었다. 그로 인해 내가 나아갈 방향 큰 나침반을 얻었다.
아이의 강점에 초점을 맞추는 상담의 힘을 체득하면서 나도 아이의 강점을 비춰주는 거울이 되려고 노력하였다. 그리고 또 한 가지의 관점으로 정신적 여유와 희망을 주는 것을 상담실에서 할 일로 보시는 것에 대해 깊은 공감을 하였다. 나의 잠정적인 능력이 100이라고 치자. 그 중 지금 내가 가용해 쓸 수 있는 능력은 10이라고 가정한다. 그리고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50의 능력이 필요하다면, 그를 얻기 위해 나는 시도하다 실패하고 그를 반복하다보면 좌절하고 무기력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 그 어떤 것을 하기에도 전혀 늦지 않았고, 기회는 항상 오고, 세상의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말해주며, 정신적 여유와 희망을 주는 것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여유와 희망을 찾을 때 우리는 하나하나 찬찬히 해나갈 마음이 들고, 그러한 마음으로 나아갈 때에 상담자는 지지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의 생각과 감정에 대한 민감성이 필요한 것 같다. 즉, 현재 어떤 것이 가장 아이가 힘을 받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직감이 중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