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안예성/간호학부
★ 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 간호학부 안예성
간호학을 전공하는 우리에게 ‘보건’이라는 과목으로 교생실습을 할 학교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아요. 대부분 ‘보건’과목 수업은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저는 학교를 선정할 때 초등학교에 가야할지, 중·고등학교에 가야할지 사실 고민이 많이 되었어요. 그러나 아무래도 모교로 교생실습을 나가는 것이 마음도 편하고 적응하기도 쉽고 무엇보다도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즐겁게 실습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모교 중학교로 실습을 나가기로 결정했어요.
교생실습을 전날이 중간고사여서 교생실습 첫날 아침까지도 교생실습을 한다는 것에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학교에 도착해서 담임을 맡을 반 선생님을 따라 1-10반에 올라갔고 아직 어리둥절한 채 우리 반 아이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자기소개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 중학생들이 너무 무섭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와서 살짝 긴장했지만 첫날 만난 우리 반 아이들은 저에게 너무나도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며 반겨주었어요. 그러니 아이들과의 관계는 절대로 걱정 안하셔도 되요.^^
제가 실습을 한 5월에는 체격검사, 1학기 1차 평가, 수련회, 스승의 날 등 여러 행사가 많이 있었어요. 덕분에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고 시간가는 줄 모르게 바쁘게, 즐겁게 실습을 할 수 있었어요. 오전에는 보건실에서 보건교사의 업무를 익히고 오후에는 교무실에서 학교의 전반적인 내용과 교육과정 등을 배울 수 있었어요. 보건실에서의 업무는 프로그램에 학년, 반, 이름을 적고 학생들에게 주호소를 물어요. 학생들의 주호소에 따라 약을 처방하거나 dressing을 해주면 되고 모든 처치가 끝난 후 보건기록 프로그램에 증상, 처치내용을 적어요. 머리가 아프다고 오는 학생들에게는 열을 먼저 잰 후 타이레놀을 처방했고, 복통으로 오는 학생들에게는 복통의 부위와 양상을 사정하여 다른 약을 처방했어요. 가벼운 찰과상은 깨끗하게 소독해준 후에 연고를 발라주었고 가끔씩 조직까지 손상되어서 오는 학생들에게는 ‘이지덤’을 붙여 준 후 병원에 가서 상처를 봉합하도록 조치했어요. 근육통으로 보건실을 방문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대개는 파스나 타멕스겔을 도포하면 되었고 근육통 부위가 손가락, 발가락, 손목 등 골절되기 쉬운 부위일 경우에는 움직임을 보고 병원에서 X-RAY를 찍을지 말지 결정했어요. 여학생들인 생리통으로 보건실을 자주 방문했는데 약을 처방해주거나 핫백을 대주었어요. 학생들 중에는 공부하기 싫어서 일부러 아픈 척 하고 보건실에 쉬러 오는 경우가 있어요. 저도 처음에는 꾀병인 줄 모르고 침대에 누워있게 했는데 담임선생님과 그 시간 교과 선생님께 허가증을 작성하고 온 학생들만 보건실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하시는 것이 좋아요.
보건수업을 진행하실 때는 학교에서 진행되는 보건수업이 있다면 일정에 맞춰서 수업을 준비하시는 것이 좋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보건수업이 없는 학교여서 제가 마음대로 주제를 정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어요. 주제를 정하시면 연구부장 선생님, 교육컨설팅을 해주시는 수석님, 보건선생님 등 여러 선생님께 지도안을 보여드리고 수정하시는 것이 좋아요. 최종적으로 작성된 지도안을 바탕으로 열심히 수업을 준비하시고 수업실현을 하시면 멋진 수업을 하실 수 있어요!^.^ 수업실현을 하시기 전에 여러 교과의 수업을 참관하시면 아주 많은 도움이 되겠죠?
저는 함께 나온 동료 교생 없이 혼자서 교생실습을 했어요. 외롭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과 비교가 되지 않는 다는 점은 참 좋았어요. 또 모든 선생님과 학생들의 관심이 저에게 쏠린다는 점도 아주 큰 장점이 되었어요. 친구들 말 들어보니깐 교생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인기, 비인기 선생님이 나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교생이 저 혼자니깐 모든 아이들이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아주 고마운 현상이 나타났고 아이들과 더욱 즐거운 1달을 보낼 수 있었어요. 그러니 혹시 저처럼 혼자 교생 실습 나간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은 걱정 안하셔도 되고 오히려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하시면 될 것 같아요.
5주 동안의 교생실습을 돌아보면 하루도 빠짐없이 모두 소중하고 귀한 날들이었어요. 스승의 날에 부끄럽게 편지를 내밀던 아이들, 맨날 조회·종례 일찍 마쳐달라던 아이들, 점심시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전해주던 아이들, 진로에 대해 고민하며 상담해주던 아이들, 항상 시끌벅적 활기찬 아이들, 친구랑 싸우기도 하지만 곧바로 화해하는 성격 좋은 아이들... 모두 미운 곳 하나 없이 예쁘고 사랑스러웠어요. 또한 실습 내내 보건실에서 많은 것을 지도해주신 선생님, 실습 전반에 걸쳐서 신경써주시고 지도해주신 연구부장 선생님, 학급에 관련된 일을 지도해주신 담임선생님, 수업실현을 위해 지도안을 수정해주시고 컨설팅해주신 수석님, 좋은 교사상에 대해 알려주시고 보건교사로서의 비전을 심어주신 교장·교감선생님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게 되었어요. 선생님들께 항상 밝게 웃으며 인사드리면 교생 나온 여러분을 많이 도와주시고 정말 귀여워해주실 거예요! 또 맛있는 밥도 자주 사주시고 간식도 듬뿍듬뿍 챙겨 주실 거예요!^^
교생실습을 나가기 전에는 ‘보건교사는 보건실을 방문한 아이들을 치료해주면 되는 거겠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어요. 그러나 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보건교사는 아이들의 질병 치료 뿐 아니라 학생 및 교직원의 건강관리, 학생들의 고민상담, 보건 소식지를 통한 보건교육 등 여러 방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어요. 보건교사의 역할이 다양해진 만큼 학생 및 교직원의 신체적·정신적·영적인 안녕에 관심을 더욱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또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앞으로 간호학적 지식을 더욱 축적하고 열심히 연구하여 좋은 보건교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도 되었어요. 교생실습을 통해 보건교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고민해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될 거에요.
항상 처음이 가장 기억에 남듯이 교생실습을 통해 만난 나의 첫 제자들, 나의 첫 수업, 나의 첫 조회지도 등 모두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새로운 경험을 앞둔 여러분! 너무 긴장하지 마시고 꽃피는 계절에 즐거운 1달을 보낸다는 설렘으로 교생 실습 잘 마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