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최선희/사회과학부
★ 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 사회과학부 최선희
교직이수를 신청하면서부터 교생실습을 나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리고 교생실습을 한 달 앞둔 3월부터 설렘, 기대, 걱정, 두려움 이런 여러 감정들이 교차되면서 나를 싱숭생숭하게 만들었다. 나의 고등학교 시절 교생선생님이 왔을 때를 떠올려보면서 앞으로 나의 교생실습기간은 어떤 일들이 있을지를 생각하면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날짜가 점점 지나가면서 교생실습 날이 가까워오자 떨리는 마음과 부담감이 커져만 갔다. 어느 것 하나 걱정되지 않는 것이 없었다.
많은 걱정 속에서 교생실습 시작하는 날이 되었다. 처음 학교에 갔을 땐 한 달 동안 적응하지 못할까봐 굉장히 걱정됐다. 내가 실습을 간 학교는 용인흥덕고등학교로 ‘혁신학교’다. 처음 혁신학교가 어떤 학교인지 이해하지 못했을 때는 난감하기만 했다. 짧은 치마에 염색머리 진한 화장에 거침없는 말투 심지어 교복을 입고 오지 않는 아이들까지……. 나는 상담교사로 실습을 나간 것이기에 이런 아이들이 과연 상담을 받으러 올까 상담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뿐이었다. 첫째 주는 이런 난감함과 걱정스러움으로 정신없이 지나가버렸다.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한주였다. 하지만 둘째 주가 되면서 아이들과 교류가 많아지기 시작하자 나의 편견은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아이들 모두 겉으로 보기엔 소위 말하는 노는 애들 같지만 이야기를 나눌수록 상처도 많고 순진한 아이들이었다. 다른 교과선생님들보다도 더욱 가깝게 아이들과 소통해야하는 상담교사로서 편견을 가지고 아이들을 바라본 것이 부끄럽고 미안했다. 그리고 교감선생님께 혁신학교에 대해서 그리고 진정한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러한 편견을 더 많이 깰 수 있었다. 편견을 갖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무심코 예전에 내가 학교 다녔던 때만을 생각하면서 ‘학생들은 이래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이 머릿속에 박혀있었는데, 아이들을 진정한 사회인으로 교육시켜 사회로 내보내기 위해서 정말로 필요한 것이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마지막 4주차가 끝나면서 다시 아이들을 바라보았을 때 겉으론 거칠어 보이고 다가가기 힘들어 보이지만 그 속에는 각자 나름대로의 꿈이 있고 아픔과 고민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정이 많이 들어서 실습기간이 더 있어서 아이들의 고민을 끝까지 곁에서 들어주고 지지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실습학교가 혁신학교이니만큼 새로운 학교의 모습을 많이 보고 배우고 왔다. 전 수업이 교과교실제로 운영되고 사물함이 교실밖에 있고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보던 미국 고등학교같은 모습이었다. 또한 수업시간엔 배움중심수업을 중요시하여 학생 스스로가 지식을 배우고 그 지식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였다. 학생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지켜야 할 것은 정확하게 어떤 상황에서도 칼같이 지키도록 가르치고 있었다. 이런 모습은 내가 알고 있던 학교의 교육모습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지만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주입식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그저 공부하는 기계가 되어버려서 나중에 혼자가 됐을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난감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기본적인 준법의식을 지니고 스스로 자기주도적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다녔던 학교 같은 체제가 아니어서 처음엔 많이 당황스러웠지만 적응을 하고 그 구성원으로써 생활을 하다 보니 훨씬 장점이 많았다. 그래서 흥덕고등학교로 배정받은 것을 항상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여러 차례 상담을 해보면서 아이들을 거짓으로 대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제일 많이 하였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진심으로 이해하려하지 않고 이해하는 척을 하거나 거짓으로 반응을 보이면 아이들도 그걸 다 알아차리고 나에게 진짜 모습을 보여주려 하지 않고 마음을 닫아버린다. 무엇이든 하는 ‘척’ 이 아니라 귀 기울여 들어주고 공감하려 노력하고 함께 고민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마음속 깊이 느끼는 기회가 되었다. 학생들이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자발적으로 들고 와서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상담 분위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상담을 하게 되었을 땐 어떻게 이야기를 이끌어 가야 할 지 물어보는 말에 대답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어떤 표정과 어떤 말투로 이야기해야 할 지 어떤 자세로 앉아있어야 되는 건지 등등 사소한 것들부터 전부다 걱정이었다. 하지만 몇 회기의 상담을 진행해보니 머릿속으로 계산한 행동들보다는 나의 진심에서 나온 행동, 말 한마디가 아이들의 마음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는 것을 느꼈다.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처음 시작할 땐 걱정과 두려움에 사로잡혔지만 지금 생각해도 다시 하고 싶을 정도로 교생실습은 소중한 경험과 추억이 되었다. 나중에 꼭 아이들의 고민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함께 고민해주는 상담교사가 되고 싶다는 의지를 다지는 기회가 되었다. 선생님들과 아이들에게 먼저 주저없이 다가가고 항상 진심으로 대한다면 많은 것을 얻고 오는 교생실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