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육봉사 후기/정진솔/간호학부
★ 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육봉사 후기★ 간호학부 정진솔
간호학부 후배들에게 교직이수에 대한 질문을 받았던 적이 있다. 교직이수를 고민하던 내가 선배가 되어 조언을 해줄 수 있게 되다니 감회가 새로웠다. 사실 교직이수를 신청할 당시에는 졸업 후 진로를 한가지가 아닌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서였다. 보건교사가 학교에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는 뒷전이었다. 2학년 1학기, 간호전공수업들과 더불어 교직수업까지 20학점이 넘는 수업을 듣기에 바빴다. 교직 수업을 들으면서도 새로운 분야 입문에 대한 상큼함보다는 시간표대로 교실에 들어가고 나오고의 단순 반복이었다. 거기다 2학기 때 교육봉사라는 과목을 미리 해놓으라는 선배님의 조언에 무리하게 멘토링까지 하게 되었으니 정말 말 그대로 정신이 없었다. 60시간을 어떻게든지 2학기 전에 채우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마음은 조급한데 교직부에서 교육봉사를 연결해주지 않아 학교공지에 뜬 영복여중 멘토링에 지원해서 학기 중에 16시간을 채우게 되었다. 중학교 늦은 시간에 멘토링 진행할 수 없었던 점이 곤혹스러웠다. 게다가 5시에 수업이 끝나자마자 택시를 타고 이동을 해야 해서 더 힘들었다. 그래도 학생들이 이런 나의 사정을 이해해줘서 다행이었다. 세 명의 여고생들과 함께했던 국어시간은 즐거웠다. 처음으로 교사의 자질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나의 한마디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아이들과 주1회 2시간의 시간을 어떻게 꾸려나가고 만들어가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들이 행복했다. 고등학교 때, 멘토링을 받았던 내가 이렇게 멘토링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감회도 남달랐다. 16시간을 다 채우고 헤어질 때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편지를 써주는데 마음이 뭉클했다. 매번 내가 진행하고 싶었던 방향으로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아이들과 채워나갔던 시간들이 너무 좋았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세 명의 친구들에게 나는 과연 어떤 선생님으로 기억 남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아이들을 생각하며 계획하고 고민했던 시간들은 1학기 시간표를 따라 로보트처럼 움직이던 내가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교직이수를 시작한 나에게 진지한 고민과 성찰의 시간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여름방학이 되자 교직부에서 원일초등학교 보건실로 교육봉사를 연결시켜주셨다. 1학기 내내 마음이 조급해서 교직부에서 연결시켜 주지 않는다고 화냈던 순간이 죄송해졌다. 약 열 흘 동안 보건교사선생님과 똑같이 출근해서 퇴근하는 생활을 반복하면서 임용고시에 붙은 뒤 보건교사의 직업을 갖게되었을 때 나의 모습을 그릴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현장에서 보니 예상한 것보다 일이 훨씬 많고 바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수업을 진행함에 있어도 교과서로만 하면 간단하지만 원일초 보건선생님은 한 시간의 수업을 들어가도 아이들을 위해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수업자료들도 직접 만들고 여러 가지 활동으로 보건수업을 진행하시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궁금한 점들을 물어봤을 때 친절이 답해주셔서 교직이수에 대한 다짐을 다지게 되었고 임용고시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첫 멘토링을 통해서는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면 두 번째 교육봉사를 통해서는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진지한 자기반성을 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60시간의 교육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학생이었던 내가 교사의 역할로 학교현장에 나가게 되니 새로운 시각에서 학생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내가 이제껏 만났던 선생님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내가 지향하는 교사상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교직이수에 대한 목표와 마음가짐이 달라졌음이 이번 60시간 교육봉사를 통해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가능성이 아닌 현실로의 실현으로 교직이수를 마쳐야겠다. 4과목을 이수한 상태지만 앞으로 남은 교직수업에서는 좀더 집중하고 진지한 태도로 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