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노희진/영어영문학과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 설레면서도 긴장되는 마음을 추스리며 매탄고등학교 정문에 들어섰던 교생실습 첫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런데 벌써 그게 한 달 전 일이라니! 4주 동안 보고, 느끼고, 배우면서 힘든 적도 많았지만 정말 즐겁게 지내다 보니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제 생애에서 이렇게 정신 없이 바빴던 적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현장에서 직접 보니 대학교에서 책을 통해 배웠던 것과는 교사라는 직업이 너무나 달랐고, 그에 적응하며 하나라도 더 배워보려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더 바쁘게 보냈던 것 같습니다. 교생실습을 마친 이 시점에서 제 대학생활을 되돌아 보니, 처음 교직이수를 하기로 결심할 때부터 늘 4학년 1학기에 있을 교생실습을 막연히 걱정 하면서 교직과목을 들어온 것 같습니다. ‘과연 내가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교사라는 직업이 과연 내게 맞는 직업일까’는 교직이수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는 고민일 것입니다. 저는 바로 교생실습 기간이 이런 고민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가장 적기라 생각합니다. 교사로서의 자신의 가능성을 현장에서 제대로 시험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교생실습을 통해 교사의 길에 대한 꿈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번 해 1월 달부터 임용고사 준비를 시작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그저 ‘취업을 해야 한다’라는 생각만 가지고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정말 교사가 되어 잘 해낼 수 있을까? 교사라는 직업이 나에게 맞지 않다면 어떡하지?’라는 회의가 자꾸 들어 3월에는 갑자기 밀려온 슬럼프에 괴로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확실해 졌습니다. 교사가 되겠다는 제 목표가 뚜렷해지고 간절해 졌습니다. 교사로서의 내 가능성과 적성을 확인해 보기 위해 내 모든 힘을 쏟아 부으며 교생실습에 전념했던 덕분입니다. 제 생각보다 훨씬 교생실습은 힘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익숙하지 않아 신경 쓸 것들이 많았고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조례와 종례, 청소지도, 급식지도, 수업도 해야 하고 수업을 위한 교재연구에, 실습일지를 작성해서 검사를 맡고...... 또 매탄고등학교에서는 교생들이 들어야 할 특강이 따로 있었고 과제물도 주마다 하나씩 써서 제출해야 했습니다. 모든 교생들이 의무적으로 실습 4주차에 공개수업을 했는데, 공개 수업을 하기 전에 수업지도안을 형식에 맞추어 30쪽 분량으로 작성해서 결제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 외에 수도 없이 많은 일들을 한꺼번에 해내려다 보니 새벽부터 5시부터 일어나 출근을 하면 정신 없이 하루를 보냈고 주말도 쉬지를 못했습니다. 정말 체력적으로 힘이 들어서 집에 오면 바로 쓰러져 잘 정도였으니까요. 자신의 전공이나 실습학교에 따라서 그 강도에 차이가 있겠지만, 실습을 나갈 예정이신 분들은 마음을 조금 단단히 먹고 시작하시면 힘든 것을 좀 더 잘 견딜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교생실습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사람들과 좋은 관계 맺기’가 아닐까 합니다. 특히 학생들을 대하는 것이 가장 어려우면서도 가장 보람 있었습니다. 아이들마다 성격과 특성들이 제각기 다 다르고, 친구처럼 장난을 치며 놀다가도 엄격해야 할 때는 정말 엄격하게 대해야 하기 때문에 교사는 학생을 정말 잘 이해하고 대인관계에 능할 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도 수준이 높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 순수하게 온 마음과 정을 나누는 경험을 할 수 있는 보람을 느끼는 데는 교사만한 직업도 없습니다. 학생들과 개별상담을 하고 쉬는 시간에 어울려 놀면서 학생들이 순수하게 마음을 열고 나를 받아주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 원래 성격이 그렇게 외향적인 편이 아니라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데 어려움을 겪곤 했는데, 이제는 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생겼음을 느낍니다. 아이들 덕분에 제가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운 것이지요. 또한 주변의 선생님들로부터 많은 지지와 긍정적인 피드백을 듬뿍 받았던 것 또한 기억에 남습니다. 학급 경영과 생활지도 하는 법을 가르쳐 주신 학급 담임선생님과 수업에 대해 정말 많은 조언과 지지를 해주신 교과담당 선생님을 보며 항상 긍정적인 자극을 받았고, 다른 영어과 선생님들 모두 제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항상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정말 기뻤습니다. 학교 선생님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항상 긍정적으로 밝게 웃고 교사 분들을 존경하는 태도로 대하면서 점점 더 나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학교에 가보니 선생님들께서 굉장히 민주적이고 협동적인 분위기 속에서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께서 후배 교사 양성에 기여한다 생각하시고 교생들을 기꺼이 도와주시므로 크게 겁먹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실제 교실 수업은 모의 수업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합니다. 실제로 교실에서 수업을 해보니, 먼저 학생수가 40명이 넘는데다 학생마다 수준차이도 심해 수업을 만족스럽게 진행하기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또한 수업 진도를 나가는 것 이외에도 학생들의 분위기가 소란스러워지면 조용히 시켜야 하고 졸려 하면 분위기를 전환시켜 학생들을 깨우는 등, 학생이 계속 집중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상태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그때그때 대처를 해야 하는데 이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수업을 관리하는 능력은 경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실습을 하기 전에 수업시간에 활용할 활동들을 미리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교생실습을 하면서 너무 바쁘다 보니 수업을 위한 활동 아이디어를 짤 시간이 별로 없어서 항상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수업을 도입, 전개, 정리 세 단계로 시간 내에 진행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러 번의 수업과 공개수업을 해보고, 또 학교 선생님들께서 하시는 업무들도 경험해보며 교사로서의 기본소양을 기른 알찬 4주를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쑥쑥 향상되고 발전해가는 제 모습을 발견하며 큰 보람과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귀한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는 것이 제일 기쁩니다. 교생실습은 교직이수의 완성 단계이며 교사가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아닌지 시험해 볼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입니다. 교생실습을 잘 보내서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할 추억 만드시고 자신의 자양분으로 삼으실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