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이승학/심리학과
5월의 설렘을 되새기며 길지도 짧지도 않은 한달이라는 시간이 마침내 흘렀습니다. 내가 선생님이 되어보는 날이 드디어 오는구나 라는 설렘으로 시작했던 현장실습은, 언젠간 내가 진짜 선생님이 되어 다시 이 자리에 오는 날에 대한 설렘으로 끝을 맺습니다. 이 경험을 어떻게 온전히 글로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나중에 교생실습을 나가는 후배들을 위해서 지난 한달을 되새겨 봅니다. 우선 학교에 출근하는 첫날은 설레고 좋지만, 또 매우 긴장도 되어 심신이 경직되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인사를 해야하는데 딱딱하게 굳어서 첫만남을 가지게 되면 좋지 않겠죠. 하지만 저는 교생실습을 나오기 2주전에 학교에 미리 와서 상담선생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학교의 특징과 분위기에 대해 미리 파악해두어서 좀 더 학교가 친숙하게 느껴졌습니다. 사전방문시 꼭 매점에 방문해서 요즘 가장 핫한 과자를 먹어두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교육현장실습에서 학생들을 접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실텐데, 학생들과 매일같이 수십년을 접하신 분들이 계십니다. 현직 교사분들이신데요, 경험이 정말 많으신만큼 배울 것이 무궁무진하게 많습니다. 특히 교생실습기간에만 배울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교생은 말그대로 대놓고(?) 배우는 입장이다 보니 나중에 교사가 되었을 때는 입장상 제약이 생길때보다 훨씬 많은 것을 질문할 수 있는 것이죠. 여기서 포인트는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교사분들은 가지고 계신 정보와 노하우가 매우 많지만, 뭘 가르쳐줘야 하는지 잘 모르실 때가 있습니다. 적절한 질문이 아니라도 그냥 계속 물어보셔서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물다보면 숨어있는 보물이 줄줄이 꿰어나올 것입니다. 이 때, 그냥 사소한 대화라고 넘기지 마시고 꼼꼼히 메모해두셔서 정리해두시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교과담당선생님이나 학급담당선생님과 많은 대화를 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하지만 다른 과목의 선생님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게 좋습니다. 제가 실습을 나간 학교는 그렇게 학구적인 학교는 아닙니다. 수업태도가 전혀 잡혀있지 않은 아이들이 태반인 곳이죠. 그런 곳에서 비교과 수업을 하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닙니다. 집중은커녕 들으려고도 하지 않기 때문이죠. 이 때, 아이들을 동기부여시켜줄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대학에서 하는 발표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피피티 띄워놓고 그대로 진행하려 하다가는 발표를 아무리 잘하는 사람이라도, 피피티를 띄워놓고 제목을 읽는순간 반의 절반은 엎드리는 광경을 보실겁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타강사(ex김미경)들의 강의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게 수업인지 노는것인지 헷갈리는데 끝나고보면 수업이었던 식의 강의가 학생들의 집중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자기소개부터 시작하는 스토리를 만들어서 그 스토리를 끝까지 이어가는 진행이 좋은 것 같습니다. 점심시간이 황금시간입니다. 최대한 식사를 빨리 마치시고, 나머지 시간을 교생선생님들과 계시기보다는 학교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니시길 바랍니다. 학교의 진짜 모습은 점심시간에 나옵니다. 식사를 마친 아이들이 교실, 스텐드, 운동장, 옥상 등 많은 곳에 있는데 사실상 아이들과 제약없는 소통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은 이 때가 가장 적합합니다. 악기를 다루실 수 있는 분은 야외에 기타를 가지고 나가서 학생들과 같이 노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실거라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던 경험이었습니다. 교생실습을 하면서 임용고시 공부를 하려고 했었는데요, 그건 말도 안되는 생각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고 학교 스케줄에 맞춰서 생활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제가 다시 교생실습을 나가게 된다면 2주전부터 시차적응훈련을 할 것입니다. 10시에 자서 5시에 일어나는 것을 목표로 몸을 적응시킨다면 실습기간에 훌륭하게 적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 아이들과의 인사는 정말 아쉬운 일입니다. 그냥 굿바이 인사만 하고 나오기엔 정말 섭섭합니다. 뭐라도 해주고 싶은데 가격이 많이 나가는 선물을 하기엔 부담스럽고, 여러 가지 간식을 개별포장해서 주는 것이 일반적이고, 거기에다 편지를 써서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제대로된 편지지에 쓰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니까 작은 메모지에 써서 쪽지로 주는 것이 부담이 없습니다. 이 작업도 한나절 이상이 걸리니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시는게 좋습니다. 이상이 제 경험에서 참고해 드리는 메시지입니다. 부디 후배님들이 알찬 교생실습을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