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김미송/심리학과
먼저 이렇게 후배들에게 교생실습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감사한 일인 것 같습니다. 아마 교생실습을 갔다오신 분들은 교생실습 때의 경험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시간들인지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을 곧 있으면 교생실습을 나갈 후배들에게 들려줄 수 있다니 정말 뿌듯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교생실습 후기를 말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모교가 아닌 학교에서 연결시켜준 매탄고등학교로 교생실습을 나갔어요. 저도 이미 다녔었던 고등학교를 학생이 아닌 선생님의 입장에서 학교를 다시 간다는 것만으로도 떨리는데 모교가 아닌 다른 학교로 가니 낯설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하였어요. 아마 나가보시면 아시겠지만 낯설고, 두렵지만 설레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1주일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게 될 거에요. 첫 날 아침 담임선생님과 함께 교실로 들어갔는데 학생들도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첫 인사를 하는데도 별 반응이 없어서 솔직히 '아 이번 한달 어떻게 보내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인사를 마무리지었죠. 정말 입에서 경련이 일어나고 난감했어요. 사실 저는 1학년 남자반을 학급 배정받아서 여자이기때문에 솔직히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하였는데 반응이 별로 없어서 정말 하루종일 고민하였어요. 어떻게 말을 걸어야할지도 걱정이고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도 걱정이었죠. 그런데 월요일 7교시는 매주 교직회의가 있어서 담임선생님이 반을 비우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이번 시간에 학생들과 친해져보라고 반을 맡기셨어요. 처음에는 어떻게 50분을 보내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정말 저에게는 좋은 기회였고 한달을 보람차게 보낼 수 있게 만들었던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아요. 이 날때문에 저는 학생들의 이름을 3일만에 다 외웠어요. 진부하긴 하지만 한명씩 일어나서 자기소개를 하라고 시켰어요. 남자아이들이라 조금은 강하게 이야기하는 게 좋아요. 만만하게 보이면 절대 안되요. ㅎㅎ그런데 사실 남자아이들이라 유치하다고 안 할줄알았는데 1번이 일어나서 하니 자연스레 모두 다 하더라구요. 그래서 학급일지 첫 장에 학생들의 사진과 이름이 있는데 그 곳에 특징이 될만한 것들을 다 적었어요. 그렇게 특징들을 적으니 나중에 학생들의 이름을 외울 때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그리고 특징들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장난치면서 말을 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그리고 점심시간 때와 청소시간 때 학급반에 찾아가 한 명만 골라서 아무 이야기나 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한명이랑 이야기를 하다보면 나중에는 여러 명의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거에요. 그래래서 후배님들도 학교에 나가 처음 학생들이랑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할 지 고민하신다면 이야기할 상대를 한 명 골라서 이야기하면 자연스레 다른 학생들과도 친해질 수 있을거에요. 그리고 조회시간, 점심시간, 청소시간, 종례시간, 쉬는 시간 등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들이라면 다 학급 반을 찾아가서 학생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좋아요. 학생들도 선생님이랑 놀고 싶어하고 이야기하고 싶어하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자주 찾아가면 이 선생님이 우리들한테 정말 관심이 많구나라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쉬는 시간에 학급 반을 많이 안 올라간 게 후회되요. 학생들 쉬라고 생각해서 안 갔는데 정말 쉬는 시간아니면 학생들과 추억을 쌓을 시간이 없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머리쓰지 않고 진심을 다하면 학생들도 그 진심을 다 알더라고요. 그러니 진심으로 다가가면 마지막 날에는 학생들도 다 알게될거에요. 첫 날은 정말 어떻게 시간이 흘러가는지 모르게 흘러갈 거에요. 그리고 2주차부터 뭔가 정신을 차리고 무언가를 하게 되요. 저는 학생들 상담을 시작하였고, 다른 동료교사들 중에서는 수업을 시작하는 선생님들도 계셨어요. 그리고 슬슬 선생님들 업무를 도맡아서 하게 되기도 해요. 2주차가 되면 긴장도 어느 정도 풀리고, 정말 내가 선생님이 된 느낌에 기분이 업이 될텐데 이때를 조심해야 해요. 학교에 있는 한 달은 너무 긴장해도 안되지만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가지고 생활하시는 게 더 좋을거에요. 그리고 이때부터 슬슬 수업 준비를 위해서 수업연구를 해요. 그리고 매탄고등학교는 교생대표뿐만 아니라 모든 교생선생님이 연구수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연구수업 수업지도안 검토와 수정을 위해서 3주차에 모두 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2주차에 수업 준비도 하면서 연구수업도 함께 준비해야해요. 사실 연구수업에 대해서는 1주차 때부터 미리 생각하는 것이 좋아요. 3주차 때부터는 대부분 직접 수업을 하게되요. 주요과목이면 모르겠지만 저는 진로수업이었기 때문에 3주차 때부터는 모든 반의 수업을 들어가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사실 교생실습 나가기 전에는 수업은 없는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나가보니 수업은 최대한 많이 해보는 것이 선생님이 되서도 큰 도움이되지만 대학교 발표같은데 큰 도움이 되요. 나는 직접 아이들을 앞에서 수업을 해본 사람이라는 자신감이라고 해야하나. 그래서 수업은 최대한 많이 해보는 것이 정말 좋아요. 4주차에는 모든 교생선생님의 연구수업이 있기 때문에 연구수업 참관을 하느라 바빠요. 여기에서 규칙 중 하나가 동료 교생선생님의 연구수업은 수업이 있다고 하여도 모두 참관하는 것이 원칙이에요. 저는 불행하게도 연구수업 시간이랑 진로수업들이랑 다 겹쳐서 결국 4주차에는 수업을 하지 못했어요. 그게 참 아쉬워요. 그리고 4주차가 되면 마지막 주기 때문에 아이들이랑 보내는 잠깐잠깐도 동료 교사들이랑 보내는 모든 시간들도 아깝고 흘러가는 걸 잡아두고 싶을 정도일거에요. 그런데 얄밉게도 시간은 참 빨리 흘러가죠. 그리고 사실 저희들은 3주차 마지막쯤부터 학급반 아이들 선물과 담임선생님 교과 담당선생님, 연구부장 선생님 선물 고르기 위해서 고민을 했어요. 사실 관습적이라고 하지만 감사의 표시니까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특히 반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것은 꼭 했으면 좋겠어요. 너무 크고 비싼것보다는 정성이담긴 것들로요. 저희는 선생님들끼리 형광펜이랑 아이스크림으로 통일했었어요. 그리고 각자 편지들. 저는 편지도 편지지한장에다가 길게 써줬었고, 폴라로이드로 한장씩 사진찍어서 편지봉투안에 넣어줬었어요. 그랬더니 아이들이 정말 감동먹어요. 편지도 길게 써준대나 폴라로이드로 각각 한명씩 사진찍어 준걸 주니 감동받아하더라고요. 그리고 남자애들은 절대 사진찍자 하면 안찍어요. 그런데 폴라로이드는 자기들도 신기하기도 했고, 제가 계속 찍자고도 해서 모두 다 찍었어요. 이렇게 글로 쓰니 정말 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네요. 정말 가시면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되실거에요. 후회없이 모든 열정을 쏟고 오시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