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권정혜/간호학과
작년에 교육봉사를 하면서 학교에 나갔던 적이 있던 저는 교생실습 또한 비슷한 맥락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때도 보건실에 나가서 선생님과 몇 주를 같이 보내고 여러 가지 업무를 도와서 처리하기도 하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졸업 중 교생실습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어쩌면 교생실습은 대학교 생활의 마지막 종지부가 되기도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취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1달의 실습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고 그만큼 또한 값진 시간이지 않았나 라고 생각합니다. 다니던 직장에서 1달간의 휴가를 내고 학교에서 추천해준 학교가 아닌 모교를 가기 위해 여러 학교에 전화를 해야 했습니다. 졸업했던 초등학교, 중학교 모두 실습을 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의기소침해 있다가 마지막으로 전화를 건 곳이 졸업한 고등학교였습니다.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마음이 무척 가벼워 졌던 생각이 납니다. 고향인 안동으로 내려가 부모님과 한 달 동안 함께 있을 수 있어서 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직장에 휴직을 내고 준비를 하고 있던 도중에 학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실습일을 일주일 당기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일정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마침 그 시기에 결혼식과 신혼여행 시기가 겹친 저로써는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다른 학교를 알아보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말을 들었을 때는 청천벽력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벌써 3월이어서 이제 다른 학교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혼식과 신혼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고 양해를 구해서 다행히 다른 실습생들보다 1주 늦게 실습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실습실에 처음 들어가는데 다른 학교에서 온 다른 교과 실습생들이 6명이 앉아있었습니다. 그들의 전공은 수학, 가정, 영어, 도덕 등으로 다양하였습니다. 혼자 1주 늦게 와서 친해지기 힘들면 어떻하지 라는 생각과 함께 걱정도 했었는데 역시 여자들이라 수다와 함께 금방 친해지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 교생실습을 나온 동기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보건실에서 주로 보건업무를 했다고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고등학교라 그런지 다른 교과 실습생들과 같이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루에 한번 정도는 일선의 교과 선생님들에게 학교 행정처리, 지도안 작성방법 등 여러 가지 강의를 해 주셔서 들을 수 있었고, 미리 양해를 구하면 다른 선생님들의 여러 수업을 참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졸업 후 보건교과로 중․고등으로 가게 되면 수업이 없지만, 초등학교로 가게 되면 수업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는 저로써는 다른 베테랑 선생님의 수업을 들어볼 수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교수방법과 말투, 집중하게 하는 방법, 아이들의 반응 등 반 전체의 여러 가지를 다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초등학교로 거의 대부분 실습을 가게 되는 보건교과는 고등학교로 오면서 직접 수업시연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일어났습니다. 배정된 수업이 없어서 다른 교생선생님께서 수업을 할 때 나도 수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다행히 체육 선생님들께서 수업을 1학년 1반, 2학년 2반까지 빼주셔서 무사히 수업시연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제가 수업을 하게 된 제목은 심폐소생술이었습니다. 체육선생님께 수업을 배정 받고 주제를 어떤 것을 선정해야 할지 고민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정규 교과서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주제를 직접 정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체육 교과서를 빌리고 그 속에 있는 것을 해야할지 선생님과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행히 교과서에 있는 것이 아니라도 상관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 더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에 지금 필요한 수업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다이어트와 식습관, 심폐소생술 등 여러 가지 고민을 하다가 결국 심폐소생술을 하기로 주제를 정했습니다. 하지만 지도안을 짜고 PPT를 만들고 점점 구체적으로 진행 될수록 생각이 더 많아졌습니다. 심폐소생술은 도구가 많이 필요로 하는 수업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필수적으로 아이들에게 모두 받게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심폐소생술을 위한 “더미“ 인형 두 개와 AED기계 매트리스, 마우스 쉴드 등 여러 가지 도구를 준비해야 했고 실습이 중요한 수업이니 만큼 인형을 눕혀 놓고 할 수 있을 만한 공간을 찾기도 힘들었습니다. 이론 수업 때문에 교실이 가장 좋은 장소지만 협소해서 실습을 하기에는 마땅치 않는 공간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체육관이 있지만 너무 커서 말소리가 안 들리고 다른 반 체육 수업을 하고 있으면 집중하기도 힘들고 PPT 띄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교과 선생님과 상의하고 체육관에서 하기로 하고 PPT를 띄울 프로젝트 빔을 빌리고 매트를 깔고 첫 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1학년 수업이라 집중도가 조금 떨어지고 뒤에서 다른 학년이 배드민턴을 치는 상황이어서 목소리가 잘 안 들렸습니다. 두 명씩 실습을 했는데 자기 차례가 되어서 실습이 끝나면 나머지 사람은 시끌시끌해지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셋째 주의 실습이 지나가고 수업시연을 한번밖에 못하는 것 같아 조금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째 주에 선생님들의 배려로 2학년의 2반 수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행이 다른 반 수업이 없어서 그 반 아이들만 할 수 있어서 훨씬 소리가 잘 들렸고 2학년 아이들이라 그런지 집중도가 더 높고 자기 차례가 끝나도 잡담을 많이 하지 않고 자리를 잘 지켜 주었습니다. 2반 연속 수업을 해서 힘들고 정신없기는 했지만 첫 번째 보다는 두 번째가 그리고 연속으로 하니 더 자연스러워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 실습에서 담임반 아이들을 만나게 되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보건 교과의 특성상 앞으로도 담임반을 맡을 일은 없을 것이라서 아이들과 만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습니다. 보건실에만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조금은 걱정을 하기도 했었는데 수업시연도 해볼 수 있어서, 한달동안 담임 을 맡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루에 아침조례시간과 청소시간, 수업참관 시간만 아이들을 만나지만 아이들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시간을 같이 보 낼 수 있어서 좋은 추억이 된 것 같습니다.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헤어질 때 많이 섭섭하고 한달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가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실습을 나올 때는 이 시간이 이렇게 값진 시간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었습니다. 아마 한 달 실습 후 느끼게 되는 감정과 교사로써의 다짐 때문에 교육 실습은 꼭 필요하지 않나 라고 생각해봅니다. 한 달 동안 있으면서 학교 시스템에 익숙해지고 아이들에 익숙해지면서 이 일이 나에게 정말 맞는 일인지, 앞으로 교사가 된다면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지 등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사범대를 나와서 임용을 준비하면서 그냥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막연하게 교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교사가 되어야 겠다. 꼭 그런 교사가 되어야지 하고 생각하게 되고 열심히 공부해서 꼭 내년에는 이 자리에 교사로써 아이들과 만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습을 마치는 지금 많은 것을 느끼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