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육봉사 후기/손유라/심리학과
★ 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육봉사 후기 ★ 심리학과 손유라 내가 간 학교는 혁신학교여서 여러모로 새로운 점이 많았다. 전체적으로 자유로운 학교 분위기, 친구 같은 선생님들, 교과 교실제, 주로 토론식으로 진행되는 수업들 등 많은 것들이 나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학생들을 대하는 선생님들의 태도였다. 청바지에 가디건을 걸친 편한 차림으로 매일 아침마다 교문 앞에 서서 아이들에게 인사하시는 교장선생님을 비롯하여 학교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학생들에게 많은 정성을 쏟고 계셨고 자신의 개인 시간까지 할애하고 계셨다. 학교는 배움중심교육을 지향하여 학생들에게 지시하기 보다는 서로 소통한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나의 학급담당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늘 농활을 준비한다던지 반 아이들과 무언가를 할 때 항상 너희는 어떻게 하고 싶은지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늘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같이 고민하셨는데 그런 모습자체가 딱딱한 환경에서 학교를 다녔던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교생실습을 나가며 내가 학생으로 이런 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나는 상담교사 교생으로 간 것이어서 수업을 하지는 않았다. 상담 교생이었기 때문에 애매한 부분들이 있었다. 담당 선생님도 세 분이어서 할 일들이 여기저기서 중구난방으로 생기기도 했고, 학생들이 수업 받는 시간은 붕 뜨는데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 시간을 쪼개서 면담하다보니 그 시간은 너무 촉박했다. wee클래스에서 맡은 학생 개인상담도 교생이 한 달이라 2~3회기 만에 끝내야 돼서 내담자에게 조금 미안한 감이 있었다. 상담실 사용이 뜸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 외로 학생들이 상담실을 많이 이용해서 인식이 많이 달라졌음을 느꼈다. 상담선생님이 너무 바빠서 더 이상 일정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학생들이 많이 찾아왔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아이들이 많이 힘들구나 싶어서 짠하기도 했다. 가기 전에는 교생 실습이 마냥 긴 것만 같았는데 다녀오니 참 짧다. 옷은 짧거나 요란하지만 않으면 크게 상관없었던 것 같다. 뭐든 간에 상식의 테두리 안에서 행동하면 별 문제는 없다. 어느 정도의 교생실습 커리큘럼은 있지만 대부분의 일들은 눈치껏 스스로 찾고 담당 선생님과 협의해서 진행해야 한다. 내가 해야 할 일이 딱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무엇을 할지 좀 당황스러웠었다. 틈틈이 담당 선생님들을 만나 이야기하다보면 저절로 할 일도 생기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감이 잡히고 하고 싶은 것도 생긴다. 학생들과 지내는 것을 가기 전에는 걱정했는데 학생들이 너무 착하고 예뻐서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 진심으로 대하면 아이들이 반응해주는 게 너무 좋았다. 아무리 어른처럼 굴어도 아이는 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