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강민주/심리학과
★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 심리학과 강민주 그동안 많은 교육 수업들을 듣고 마지막으로 교생 실습을 나가게 된 후배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만한 후기를 작성해보았습니다. 우선 한 달간의 교생실습을 위한 서론, 매 주 별로 제가 했던 일에 대한 설명,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체적으로 느낀 점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실습에 나가기에 앞서 걱정하거나 궁금했던 점들이 이 글로 해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실습에 나가기에 앞서 준비사항 교생실습과 관련해서 우리들이 직접적으로 해야 할 부분은 많지 않습니다. 다행히 학교에서 공문을 보내주고, 교수님께서 교생실습을 가기 전에 준비해야 할 사항들을 꼼꼼하게 챙겨주셔서 수업에 잘 참여하며 준비하면 됩니다. 저는 실습 날짜가 다가오면서 왠지 모를 긴장감이 생겨 실제 학교에서 선배들은 어떻게 했는지 후기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짧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내 평생에 한 번뿐인 교생실습을 잘 하기 위해 한 가지 목표를 준비했습니다. 제 전공이 심리학이니만큼, 내가 맡은 반 학생들 전부를 상담해주기였습니다. 목표가 무엇이 되었든 방향이 생기면, 내가 하는 일에 의미가 생겨 힘들 때에도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교생이 학교에서 하는 일 제가 교생으로 나가게 된 곳은 흥덕고등학교였습니다. 혁신학교다보니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와는 다르게 학생들 중심의 수업이 대부분이고 토론, 조별활동 등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수업이나 학교 일에 참여하는 것이 문화가 된 학교입니다. 첫 번째 주에는 학교의 교무실을 다니며 교장, 교감선생님부터 각 학년 선생님들, 그리고 행정실, 정보실, 특수아반, 보건실, 진로상담실 등 학교 구석구석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셨습니다. 또 학급 학생들을 만나게 되는데 처음엔 많이 어색했습니다. 이 학생들이 나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고 한 달을 잘 보낼 수 있을지 걱정을 했는데 진심으로 대하니 학생들 눈에도 진심이 보였는지 오히려 저에게 많은 질문을 해줬습니다. 담당 학생들과 친해지기 위해, 그리고 선생님들의 수업 방식을 보기 위해 여러 과목의 수업에 참관했습니다. 학교의 생활이 조금씩 익숙해질 무렵, 저는 둘째 주부터 학생들을 상담하기로 했습니다. 30명의 학생을 매일 한 명씩 해도 부족했기 때문에 저는 하루에 2-3명을 만나기로 시간표를 만들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작성하라고 하면, 문제가 있는 학생들만 신청하는 것으로 생각할까봐 저는 일부러 학생들에게 제가 짠 시간표를 교실에 붙여놓았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스케줄을 확인하고 시간이 안 되면 서로 시간을 바꿀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죠. 상담은 점심시간, 방과 후, 그리고 야자시간을 이용했습니다. 다행히 진로진학상담이라는 시스템이 있어 교생이 야자시간에 학생을 상담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상담과 함께 학생들과 같이 수업도 듣고, 교내 행사인 반별 대항 축구, 피구대회에도 응원하러 가니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기회가 생기고 좋은 얘깃거리도 되었습니다. 셋째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원래 상담교사는 수업이 없지만, 진로진학과도 관련이 있고 진로진학 선생님께서도 수업을 허락해 주셔서 2주 동안 1학년 전 학급에 들어가 수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흥덕고의 교생은 우리학교 3명이 전부였고, 그 중 2명이 저와 심리학과 동기였습니다. 그래서 같이 수업을 준비하고 50분 수업도 나눠서 진행해 학생들이 덜 지루해 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주에는 학교에서의 실습을 정리하는 주였습니다. 일지도 마무리하고 선생님들께 확인 결제도 받느라 학교를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그리고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어떤 것을 준비할지 고민도 했습니다. 여유 있을 거라 예상했던 것과 반대로 일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4주째가 되다 보니 저와 개인적으로 친해지는 학생도 생기고, 어색함이 풀려 상담을 받고자 하는 학생들도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학교 일정과 많이 겹치게 되면서 시간이 안 되는 학생들을 만나지 못하는 일이 생겨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럴 때마다 한 달만 더 했으면 더 많은 학생들을 만나고 상담해줄 수 있는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 4주간 작성했던 일지를 모두 여기에 적고 싶을 정도로 하루하루 느끼는 바가 아주 소중했습니다. 그중 앞으로 실습을 나갈 여러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교생실습에 나가서 적극적으로 경험해보라는 것입니다. 보통의 경우, ‘나는 전공이 ㅇㅇ기 때문에 이것만 하면 돼, 내 선은 여기까지야’라고 생각하지만 그 외에 것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수업을 하지 않는 과목임에도 거의 모든 과목의 수업을 참관했습니다. 특수아반 수업을 포함해 다른 학교에 없는 연극, 철학 수업은 어떻게 구성되는지 궁금해서 참관했었고, 1학년을 맡았지만 2,3학년 수업도 참관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과 함께 학교 행사에도 참여했는데, 대표적으로 학부모 아카데미, 백두대간, 세월호 추모 1주년 기념 학생대토론회가 있습니다. 제가 했던 모든 일들은 선생님이 시키는 일도, 교생이 반드시 해야 하는 부분도 아닙니다. 하지만 앞으로 다시없을 교생 기간 동안에만 누릴 수 있는 부분이고, 학생의 신분으로도, 선생님이어도 경험하기 힘든 일입니다. 학생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학교의 문화에 젖어들어 학교 구성원 모두와 함께하고 싶다, 또는 꼭 선생님으로서의 배움이 아니고 내적으로 성장해보고 싶다면, 학교에서 진행되는 다양하고 많은 일들에 참여하길 바랍니다. 무엇을 느끼는지는 아마 각자 다를 것입니다. 저의 경우는 학생들로부터 대학교를 들어오면서 많이 잊고 지내왔던,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사회는 아니지만 학교 단위라면 학생들과 선생님의 노력으로 좋은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도 생겼습니다. 교생실습을 하면서 순간순간 들었던 생각이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실습을 하는 이유는 교사자격증을 받기 위해서이구나, 그렇다면 나는 교사로 살 수 있을까. 제가 경험해본 교사의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단순히 연금과 복지만을 보고 선택하기엔 선생님으로서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학생들을 위한 출석부 확인, 수업준비 및 연구, 시험문제출제, 숙제 확인, 학급의 학생상담, 동아리 운영, 학급 운영, 생활태도 지도 그리고 교사로서 교직원 회의 참석, 봉사활동이나 기타 교내 행사 준비 및 진행, 공문서 작성, 여러 전달사항 확인 등등 하는 일이 제가 파악한 것만 해도 엄청납니다. 그렇다보니 그날의 일을 끝내기 위해선 늦게 퇴근할 수밖에 없고 가정을 함께 돌보는 일은 더욱 힘들다고 봅니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든 것에 비해 월급이 만족스럽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정말 봉사하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나보다 더 생각하고,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매일매일 자기성찰을 할 수 있다면, 분명 좋은 교사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교생을 나가서 교사의 현실적인 생활을 잘 경험하고, 정말 내가 교사라는 직업을 가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아닌 교사로서의 삶을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실습이 되길 바랍니다.